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 번역(한국어 원본)2.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방법론적 기초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비교적 일관된 과학철학적 전통에 입각하여 구축된 이론체계이다. 이 과학철학적 입장이란 다름 아니라, 과학적 이론이란 모름지기 경험적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이론이 이런 목적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구성되고 검증돼야하는가를 밝히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그렇다면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방법론적 기본입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론이란 무엇이며,설명과 예측이란 무엇이며,이론을 검증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라는 과학철학적 주제들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1)이론의 구조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이론관에 따르면 이론이란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이론적 모델들로 이루어진 연역체계이다. 이론은 위계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 정점에는 전체 이론의 전제가 되는 기본가정이 자리잡고 있으며 가장 아랫부분에는 이론의 최종결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간지대에는 수많은 층위의 진술들이 연역논리에 의해 연결되어 이론의 기본가정과 최종결론을 이어주는 연쇄를 이루고있다. 이 때 상위의 진술은 하위 진술이 연역되어 나오는 전제가 되며 이 하위 진술은 다시 그 다음 하위 진술의 전제가 된다. 이처럼 하나의 이론이란 기본가정에서 출발하여 최종결론에 이르는 엄밀한 연역추리 규칙에 의해 짜여진 진술들의 위계구조이다. 그리고 이론이라는 논리적 구조물은 엄격한 연역추리에 의해 짜여진 것이므로 이론의 기본 전제가 참이면, 그 최종결론도 반드시 참이다. 이러한 이론관에 입각해 있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가장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기본가정으로부터 출발하여 순수 연역추리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 내고 이 모델의 최종결론을 다음 모델의 전제로 삼아 또다른 모델을 연역해 내는 식으로 하나의 이론을 구성한다. 2)이론이 하는 일:설명과 예측 이렇게 구성된 이론은 무슨 일을 하는가?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은 이론이란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것이라고 못박는다. 그렇다면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상을 설명한다는 것은 일반법칙과 일련의 최초조건들로부터 현상에 관한 진술을 연역해 내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기체의 압력을 두 배로 높였더니 그 부피가 반으로 줄었다고 하자.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은 일반법칙(이 경우에는 보일의 법칙)과 일련의 최초조건들로부터 기체의 부피가 반으로 줄었따는 진술을 연역해내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현상에 대한 설명과 예측을 제시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이론과 최초조건들에서 설명과 예측을 이끌어낼 떄 논리학의 규칙에 맞는 타당한 연역추리가 행해졌느냐 아니냐이다. 3)이론의 정당화:경험적 검증과 반증주의 그렇다면 이론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경험과학의이상을 공유한 연구자라면 그 누구도 경험적 현실에 입각한 검증을 통해 이론이 정당화된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이론의 어느 부분을 경험세계와 비교할 것인지, 나아가 그 결과가 경험세계와 부합한다고 해서 과연 그 이론이 참임이 검증된 것이라고 간주될 수 있는지이다.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이 입각하고 있는 반증주의 과학철학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제시한다. 우선 경험적 테스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론의 최종 결과물인 설명이나 예측이지,기본가정을 비롯하여 거기에서 연역되어 나오는 개별적 진술들 하나하나가 다 경험적 테스트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것은 아니라는것이 첫번쨰 대답이다. 따라서 비록 이론의 기본가정이나 개별 진술들 중 일부가 관찰 불가능한 이론적 용어를 포함하는 것일지라도 타당한 연역추론의 결과로 도출되는 이론의 최종결론(설명이나 예측)이 경험적으로 테스트 가능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번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처럼 이론의 최종결론이 경험세계와 부합하여 참임이 입증되었다고 해서 그 결론이 이끌려나온 모체인 이론 자체가 참임이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론의 참으롭터 전제의 참을 이끌어내는 거슨 타당한 연역추리가 아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연역추리는 전제가 참일 떄에 한해서 결론이 참이라는 것을 보장해줄 뿐이다. 결론의 진위여부로부터 전제의 진위 여부를 도출해 내는 타당한 연역추리는 결론이 거짓이므로 전제도 거짓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이론을 정당화하는 방법은 이론으로부터 과감한 예측을 연역해 해너 그것이 경험세계와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해당 이론을 반박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연역추론의 규칙에 따르면 이론이 참임을 입증할 방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론이 틀렸음을 입증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학철학적 입장에 입각하여 이론을 정당화하고자 한다면, 이론으로부터 현실과 부합하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이론의 검증을 마쳤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대신 이론에서 이끌어낸 결론이 틀렸음을 보임으로써 이론 자체를 거부하려는 시도를 반복하는 가운데 해당 이론이 이 반복적 시련을 얼마나 잘 견뎌내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과학철학적 기본 입장은 결코 사회학에 생소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방법론적 이상을 좆는 전통은 사회학의 성립 초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비록 주류라고 볼 수 없지만, 면면한 흐름으로 이어져왔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수량적, 경험적 접근을 지향하는 분야에서 더욱 두드려졌다. 3.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이론구조 이 절에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방법론적 기본 입장이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이론구축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은 정통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성과물인 시장이론의 구조를 해부하고 그 다음으로는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접근방식에 입각한 제도 이론의 요체를 규명한다 1)시장이론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시장이론은 개별 행위자에 대한 모델에서 출발하여 시장체계의 일반균형에 대한 모델을 이끌어내는, 엄격한 연역추론에 의해 짜여진 논리적 구조물이다. 개별 행위자 모델에서 출발점이 되는 기본가정은 개인의 주어진 제약조건 하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어떤 양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양을 개인이 선택할 선택지들에 대한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개인이 극대화하고자 하는 목적함수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에 대한 함수로 정의될 수 있다면, 개인의 행동은 주어진 조건 하에서 이 목적함수의 극대값을 구하는 비분 테크닉을 이용해 모델화될 수 있다. 개별 소비자의 경우 효용함수가 바로 이 목적함수이고 개별 생산자의 경우는 이윤함수가 목적함수이다. 소비자의 선호나 생산자가 직면한 테크놀로지의 성격에 대한 각종 가정들은 각 목적함수가 존재하기 위한 수학적 충분조건들을 명시한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개별 소비자의 소득, 개별 생산자의 가용 테크놀로지와 생산요소 가격 등은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개별 행위자 모델은 이러한 대전제-즉, 합리성 가정(개인의 선호체계에 대한 가정과 극대화행동 가정을 일컬음)-와 최초조건들-규모에 대한 수확 불변, 정보의 완벽성, 완전경쟁, 등-과 제약조건들로부터 각 소비자와 생산자의 효용,이윤 극대화행동규칙을 최종결론으로 연역해내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 개별 행위자 모델의 최종결론은 다시 개별 시장에서의 부분균형 모델을 위한 전제가 되어, 그로부터 개별 시장에서의 균형 조건이 연역되어 나온다. 부분균형 모델의 최종결론은 다시 모든 시장들간의 상호의존관계를 규명하는 일반균형 모델의 전제가 되어 한 경제내의 모든 시장들이 동시에 균형을 달성하도록 하는 균형가격 벡터가 존재하며, 안정적이며, 유일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결국 신고전주의 미시경제학의 전체 이론구조는 개인의 극대화행동가정과 몇 가지 최초조건들에서 출발하여 엄밀한 연역추론을 거쳐 전체 경제의 일반균형이라는 최종결론을 이끌어내는 모델들의 위계구조인 셈이다. |